전국 건축가협회가 매 분기 500명의 건축가를 상대로 실시하는 주택 디자인 트렌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최근에는 큰 집으로 옮기기보다는 원래 살고있는 집을 업그레이드하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건축가 중 65%가 지난해보다 주택 리모델링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답했다. 반면 지난해 주택 소유주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가 더 큰 집으로 옮기겠다고 답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31%만이 새 집으로 이사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건축가협회의 케밋 베이커 수석경제학자는 "주택 소유주들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는데 있어 조금 이르다는 판단을 해 모기지 페이먼트를 늘리고 이사 비용 지불을 기피하는 것 같다"며 "대신 현재 살고 있는 집의 화장실이나 부엌을 리모델링해 주택 가치를 높이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서도 구입한 집의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수영장이 딸린 큰 집에 살고싶다는 꿈보다는 실용적인 면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부엌 리모델링
주택 리모델링을 원하는 소유주들은 부엌 업그레이드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엌 업스케일 트렌드는 더블이다. 부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2개의 디시워셔를 설치하거나 2개의 냉장고를 배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부엌의 카운터 탑을 교체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요즘엔 스톤 재질의 카운터 탑이 각광을 받고 있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강한 느낌의 재질이어서 부엌 분위기를 바꾸는데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널직한 식료품 저장실을 만드는 것과 부엌 바닥 자재를 바꾸는 리모델링도 인기다. 최근에는 재활용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캔이나 종이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할 수 있는 리사이클링 센터를 부엌에 배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화장실 리모델링
부엌에 이어 화장실 리모델링도 주택 소유주들이 선호한다. 화장실을 집에 추가로 배치하면 투자 대비 회수 비율이 평균 75% 정도에 달한다. 화장실을 새로 만드는 비용은 평균 2만8900달러 정도가 든다. 화장실의 리모델링은 유틸리티 비용과 직결된다. 물 절약용 변기나 LED 조명 설치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문이 없는 샤워실이나 화장실 바닥에 열선을 설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욕실에 자쿠지 설치도 증가하고 있다. 자쿠지는 매일 사용하지 않아도 집에 있다는 것만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쿠지의 가격도 하락했다. 기능과 브랜드에 따라 차이는 있다. 1000~5000달러 선이면 집안에 자쿠지 설치가 가능하다. 낡은 욕조를 걷어내고 자쿠지를 설치하면 집의 가치를 높이는데도 한 몫을 한다.
곽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