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풍경

가을 찻집에 들러 ...

happy prince 2013. 11. 12. 08:27

 


 

 

 


가을 찻집에 들러 .../시 정미숙  






          책장을 정리하다 우연히
          그대의 흔적을 보았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을 거닐며 주웠던
          나뭇잎 한 장이 만지면 금방이라도
          부서져 내릴 것만 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책 갈피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수많은 세월의 벽을 넘고 넘어
          이 계절에 또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낡은 시집 속에 숨겨진 이름 하나
          추억 속 강물이 되어
          그리움으로 출렁입니다 .


          시집 한 권, 가슴에 품고 거닐던
          그 길목에 아직도 빨강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지
          단풍나무 잎은 얼마나 아름답게 물이 들었는지


          차 향기 물씬 풍기던
          운치 있는 찻집은 남아 있는지
          그 시절로 돌아가 보고 싶어
          세월 속에 묻어둔 그리움을 캡니다 .


          가을비 내리던 날
          우산 없이 빗속을 걸어도 마냥 좋았던
          그 시절의 아름다운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 오는 것만 같아
          가슴이 마구 뜁니다 .


          잊고 싶었던 순간도, 기억하고 싶었던 순간도
          다시 올 수 없는 시절이기에
          더 그리운 거겠지요.


          그대여
          이 가을에도 운치 있는 찻집에 들러
          먼 미래에 캐어 보고 싶을 만큼의
          소중한 이야기들을 심어 놓기로 해요.



          그대의 가슴에, 그대의 삶 속에
          아름다운 향기가 되어


          먼 훗날
          또 하나의 은빛 날개를 달 수 있도록
          가을 찻집에 들러
          이 계절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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