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에 지어진 한옥의 문화 보존을 목적으로 신축한 곳이다. 강원도 삼척의 육송을 사용했으며 한국 가구박물관 정미숙 관장으로부터 한옥의 고증과 설계, 철저한 감수를 도움받아 전통 기법을 그대로 재현했다.
빛과 바람, 정원의 꽃나무를 실내에 들이고, 중첩된 문을 열 때마다 하나씩 새로운 공간이 그려진다. 여백의 미를 해치지 않도록 절제된 인테리어로 꾸민 이곳은 가회동의 한옥 게스트하우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를 수용한 이곳에서 가장 한국적인 삶의 방식을 발견했다.
가장 가까이서 계절의 아름다움을 느끼다
1 창문 너머로 옆집의 기와가 보이고, 그 너머로 또 다른 기와가 중첩된다. 함께 모여 아름다운 풍경을 공유하는 것이 한옥의 미덕이다.
2 규모가 작음에도 한옥의 공간 활용도가 높은 이유는 중첩된 공간 때문이다. 평소에는 개별 공간으로 사용하다가 문을 모두 개방하면 넓은 공간이 완성된다.
북촌 전망대가 있는 가회동 언덕에 오르면 골목 양쪽에 기와집이 나란히 있는 유일한 골목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한 채의 한옥. 1920년대에 지어져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100년 가까운 세월을 지낸 이곳 한옥이 지난해 신축을 통해 지인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오픈했다.
전체적인 외관과 건축 형식은 철저히 전통 기법을 따랐다. 특히 창문과 문은 전통 한옥의 띠살과 용자살, 창호를 사용하고 담장도 기와를 절편 시공해 수려함을 더했다. 한옥의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할 때 공간감과 여백의 미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다. 겹겹이 이어지는 마루와 방의 미닫이문을 여닫음으로써 공간을 원하는 구조로 연출할 수 있다. 여백의 미를 이어가기 위해 철저히 ‘절제’된 공간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선인들의 지혜를 따른 창문 너머로는 그림 같은 풍경이 고풍스럽게 펼쳐진다.
1 벽에 걸린 정종미 작가의 [미인도]와 김재성 작가의 한지 조명이 한옥의 정취와 아름다운 균형을 이룬다.
2 사방으로 난 창을 열면 가회동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다이닝 룸. 8~12인 수용할 수 있다.
그 풍경은 사계절 모두 다르다. 좋아하는 풍경을 굳이 꼽자면 봄과 겨울. 봄이 되면 담장 아래 할미꽃, 방울꽃 등 야생화들이 조심스레 꽃망울을 터트리는 모습을 지켜볼 때나, 촉촉하게 땅을 적시는 봄비와 함께 흙 내음을 맡으며 누마루에 누워 빗소리를 만끽하는 순간만큼은 치열한 도심 속에서 힐링 그 자체다. 겨울의 이른 아침 함박눈이 내린 가회동은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기와의 능선 위로 하얀 눈이 켜켜이 쌓이면 마치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1 벽과 바닥, 문에서도 한옥의 여백과 절제의 미를 느낄 수 있다.
2 소규모 공연을 하거나 손님을 초대해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누마루. 겨울의 찬 바람을 막기 위해 창을 달았지만, 창문을 활짝 연 여름이면 골목 어귀의 잔잔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한옥에 라이프스타일을 불어넣다
1 한옥의 무드를 이어가면서 일상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한 대표적인 공간인 욕실.
2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마루의 들문을 올려서 고정해둔다. 자연과 집을 나누는 경계와도 같은 문을 한 겹 들어 올림으로써 한 걸음 가까이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다.
한옥은 불편하지만 분명 매력 있는 집이다. 그래서 이곳 가회동 한옥은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한 개선해서 가장 한국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게스트하우스가 되기를 택했다. 전통 한옥의 건축법을 따르되 현대적 기능을 담은 것이다. 대표적인 공간이 입식으로 디자인한 주방과 다이닝 룸이다. 현대의 식생활 문화를 반영한 곳으로 주방의 편리함과 운치 있는 다이닝 룸을 동시에 갖춘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즈넉한 한옥을 둘러보다가 대청마루 한쪽을 보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따라 내려가면 1층 한옥과는 상반된 분위기의 소규모 가족실과 세탁 시설이 나온다. 무더운 여름임에도 공기가 쾌적했던 이유는 눈에 띄지 않는 위치에 설치한 패키지 에어컨과 온돌 보일러 때문. 특히 온돌 시스템은 누마루까지 시공해서 계절에 관계없이 풍류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히노키 욕조를 메운 건식 욕실 또한 한옥의 느낌과 크게 상쇄되지 않으면서도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다. 한옥의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방식을 받아들인 이곳 게스트하우스야말로 한옥이 나아갈 이상적인 방향을 담은 ‘한옥 모더니즘’이라 할 수 있다.
1 옛것의 우수함과 선조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들문.
2 앞마당에서 바라본 한옥의 모습. 문과 창을 통해 자연과 소통하는 한옥에서 겸허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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