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한 물건이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멋스러워지는 것처럼 인테리어 또한 공간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긴 시간만큼 멋과 분위기를 입게 된다. 이러한 인테리어의 핵심은 바로 실용성이다. 최소한의 개조로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공간으로 거듭난 곳을 찾아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나는
실용적인 공간
인테리어를 처음 시도할 때는 시각적으로 멋스럽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게 최고라고 여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하고 실용적인 인테리어에 주목하게 된다.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되면 실용성에 특히 끌리고 아이가 생기면 더욱 그렇다. 혼자 쓰는 공간이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곳이기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기능적인 면에 집중하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112㎡(34평형) 아파트에 사는 김진씨(39)도 처음에는 눈에 띄는 독특한 소품과 인테리어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각각의 소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기란 꽤 어려웠고 싫증을 느끼는 건 시간문제였다. 아이가 생긴 뒤부터는 가족이 집 안에서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인테리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고 오랫동안 이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공간이 필요했다. 그러던 차에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유미영 실장을 만나게 됐다.
실용적인 공간을 원했던 김진씨와 유 실장의 개조에 대한 의견은 많은 부분이 일치했다. 유 실장 역시 기존의 가구나 소품들을 최대한 활용해 실용적으로 바꾸는 것을 주된 포인트로 잡았다. 이번 개조를 진행하면서도 새로 산 소품이 거의 없고 오히려 집주인이 사고 싶다는 것도 사지 못하게 했을 정도. 다용도실에 있던 보조 싱크대는 테라스로 옮겨 야외 주방으로 연출하고, 복층 방 벽면의 사용하지 않던 곳을 깔끔하게 정리해 수납공간으로 변신시켰다. 아이 방에 있는 책장을 가로로 눕혀 공간 활용도를 높인 점 등도 그러한 철학을 반영한 결과다.
1 계단 아래에 소파를 놓아 한층 아늑해진 거실. 이국적인 그네 의자를 놓으니 딸아이가 무척 좋아한다. 패턴 러그와 쿠션, 컬러풀한 장난감으로 거실에 생동감을 더했다. 2 주방에는 아일랜드 식탁을 2개 놓아 수납공간을 늘렸고 세련된 조명을 설치해 한층 화사하게 완성했다.
조금 욕심을 낸 부분이 있다면 전원주택에서 살고 싶은 김진씨의 로망을 아파트에 실현시킨 것. 유 실장은 복층 공간 옆 황량했던 테라스를 야외 주방 겸 작은 정원으로 탈바꿈시키는 한 수를 뒀다. 마치 불모지가 숲으로 변신한 듯하다.
"맞벌이 부부다 보니 함께 저녁을 먹는 시간이 더없이 소중한데, 테라스가 꾸며지면서 대화를 나누거나 온 가족이 함께 고기를 구워 먹으며 어느 때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됐어요. 주말에는 지인들을 초대해 조촐한 홈 파티를 열기도 하고요."
가족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인테리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값비싼 가구와 호화로운 장식품들, 없는 게 없을 만큼 집이 풍족하게 꾸며져도 결국 함께 교감하고 나눌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크고 넉넉하진 않아도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사는 그들에게서 살짝 질투가 날 정도로 행복한 기운이 느껴졌다.
1 테라스를 빼놓고 이 집을 이야기할 수 없다. 아무것도 없던 테라스가 작은 홈 파티 공간이 되면서 가족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됐다. 2 가장 손을 많이 본 부분인 복층 계단. S자 계단을 직선으로 바꾸고 아이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옆에 유리를 덧댔다. 계단 층층마다 가족사진을 두었는데 그것을 볼 때면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필요에 의해 가장 많이 손을 본 곳은 거실에 있는 복층 계단이다. 원래 계단은 원형 거실 중간에 둔탁하게 자리해 있어 활용도가 떨어지고 거실이 좁아 보였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면 무너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기분마저 감돌았다. S자 형태였던 계단을 직선으로 바꿔 한쪽 벽면으로 이동시키니 한층 심플하고 깔끔해졌다. 일곱 살 난 딸아이의 안전을 생각해 철제 소재로 튼튼하게 만들고 옆에 유리를 덧댔다. 계단 아래에는 소파를 놓아 아늑한 분위기까지 더했는데, 아이와 함께 책을 읽거나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침실에는 평상형 침대를 놓고 테라스에는 식물과 이국적인 질감의 블라인드로 마무리해 휴양지 느낌을 살렸다.
자신만의 공간을 즐기게 된 가족
연구소에서 일하는 남편은 요즘 한껏 신이 났다. 복층 방에 마련된 공간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복층 방에 올라가 책을 읽거나 기타를 치는 등 취미생활을 하는데, 편안하고 여유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 꽤 오랜 시간 머물게 된다고. 특히 맥주에 일가견이 있는 남편은 침대 옆에 냉장고를 두고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맥주를 구비해 틈틈이 즐기면서 행복감에 젖어 있다.
흑백 가족사진 액자가 멋스러운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한다.
아이 방의 경우 작은 시도가 큰 변화를 가져왔다. 복도 끝 쪽에 위치해 어두컴컴했던 곳이 방문에 창문을 내면서 한층 환해진 것. 큰 개조가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혼자 있는 걸 꺼렸던 딸아이가 이제는 혼자서도 잘 놀고 잘 자는 모습을 보면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것이 분명하다.
복층 방에서는 남편이 틈틈이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한다. 깔끔하고 심플한 암리스 체어가 눈길을 끈다.
"딸이 다소 조용한 성격이라 밝고 명랑하게 자랄 수 있도록 컬러풀한 요소를 추가했어요. 확실히 예전보다 화사해진 공간이 아이도 마음에 드는지 잘 웃어요. 밤에는 숙면을 취하고 낮에는 햇빛을 잘 쐴 수 있도록 블라인드도 설치했고요."
1·2 빛이 들어갈 수 있도록 아이 방문에 작은 창문을 냈다. 작은 개조지만 공간이 한층 환해지면서 딸아이가 혼자 잘 노는 등 결과는 대만족이다. 3 현관 앞에는 검은색 중문을 설치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자연스러운 원목 소재 신발장 덕에 깔끔한 수납도 가능해졌다.
아이가 크면서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인디언 텐트도 이층 침대 위에 놓으니 한층 아늑한 잠자리가 만들어졌다. 기존의 것을 활용해 최대의 효과를 누리겠다는 유 실장의 인테리어 명제가 곳곳에서 실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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