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보아도 정겨운 초가집 시골풍경
토방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뒷산의 나뭇가지에도 앞뜰 논빼미에도
지붕위에도 장독대에도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는 시골풍경
한쌍의 까치부부는
부지런히 가지를 물어 나르더니
어느새 작년에 틀어 놓았던 둥지위에
포근해 보이는 둥지를 이층집으로 지었습니다
어린시절에
동네 사람들 서로가 어울려서
그 옛날 타작하고 남은
볏짚을 가지고
서로서로 품앗이하여
이엉(나래)를 엮습니다
용마루에 얹을 용구새는
손 매무새가 꼼꼼한 어르신들께서
짚단을 땅에 극을 박아서
검불을 추려내고
용구새를 정성껏 잘 엮습니다
손(귀신)이 없는날
마을 사람들 여럿이 모여서
헌새(이엉)는 걷어내고
먼저 새끼줄을 걸쳐 놓습니다
걸쳐놓은 새끼줄은 이엉을 덮을때
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묶는데 사용하지요
그리고는 이엉(나래) 뭉치를 올립니다
이엉과 용구새를 지붕에 올리는날은
동네 사람들이 전부 오셔서
커다란 둥치의 이엉을 얹어주지요
마지막으로 얹는 용구새는
제일로 크고 무거워서
우리 동네 제일로 힘이 센
울삼촌들의 힘자랑꺼리 였지요
맨 마지막 작업은
낫을 숫돌에 날카롭게 갈아서
추녀끝의 나래 끝을 강초롱히 잘라줍니다
새 짚으로 덮은 노란 초가집이
얼마나 정겨운지 모릅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함을 주는
초가집 시골풍경의 향수에 젖어봅니다
뒷곁 감나무에는
서리맞은 홍시가
입가에 군침이 돌게합니다
초겨울이면
참나무 오리목나무를 베어다가
도끼로 장작을 패곤 하지요
울삼촌들의 힘 자랑꺼리 였지요
한 겨울 흰눈이 소복하게 쌓여도
우리 집 주변에 그득 그득 쌓아놓은
장작 더미만 바라보면
마음이 든든하지요
장독옆 토담 밑에
큰 구덩이를 파고
큰 단지를 몇개 묻어놓고
겨우내 먹을 김치를
땅속에 저장해 두지요
겨우내 먹다가 먹다가 남아서
다음해 여름날에
들기름 넣고 밥솥에 쪄서 먹는
묵은지의 맛이 그립습니다
뒷곁의 장독대가 정겹지 않으시나요?
봄이되면 어머니께서
겨울에 띄워놓은 메주를 가지고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등
고루고루 담그지요
그리고
한 겨울에 담그는 동동주 막걸리
목이 컬컬 할때 한사발의 막걸리는....
아! 먹고싶다
왜 그리 어렸을적에는
세무서에서
술담가먹는것 조사하러 와서는
우리 할머니 어머니를 괴롭혔는지
겨울에는
낭구 베어다 놓으면 산림계에서
조사를 해서 벌금을 내게 하였지요
그래도 우리는 낭구를 베어다가
굼불을 때곤 하였지요
자~ 울 문샘님들
어여 오셔서 한잔 쭉 ~ 맛 보세여...
논밭에서 쟁기질하는 삼촌
쟁기발치에서
막걸리 한사발 훔쳐 마시고는
풋마늘에 고추장 찍어서 먹으면
온몸의 갈증과 피로가 싹 가셨지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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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 지붕을 새로 단장하는 날이면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하고
저녁에는 다같이 모여서
저녁을 먹으며
막걸리 한잔씩 얼큰하게 하던 기억이
그 때 그시절로 돌아가
추억의 향수에 젖어 봅니다
겨울이면
생 솔가지나 장작으로 군불을때고
토방 굴뚝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며
외양간에서 누렁이 소 울음소리
아침 저녁으로 지피는 군불
탁~탁~ 장작 타는소리가 울려퍼지고
봄이오면 아지랭이 아물마물 피어나고
앙증맞은 새싹은 빼꼼이 돋아나고
들판엔 달래와 냉이 쑴바귀
그리고 민들레 꽃이피었지요
버들잎이 시냇물에 둥둥 떠 내려가고
우리들은 냇가에서 송사리 가재를 잡아
검정 고무신에 넣어
조각배 놀이를 했지요
검정고무신 조각배는
어느새
불어난 물살에
소용돌이 속으로 떠내려가고
한파수 5일 장날까지
기다려야 하는맘...
멀리
앞동산 뒷동산에서 들려오는 뻐꾸기소리
종달이를 비롯하여 여러 산새들의 울음소리
우리들은 물오른 버들가지를 비틀어
호뜨기를 맹글어 피리처럼 불고 댕겼지요
문샘님들 호뜨기가 뭔지 아시나요?ㅎㅎㅎ
담장너머 터밭에
여름이면
탐스런 풋 고추 왜오이 애호박이
주렁주렁 달렸지요
그리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솔바람에
옥수수는 이파리를 비비지요
흙내음 풀내음 꽃향기
그리고 흘러가는 물소리
발길 가는곳 눈길 보는곳 모두
아름다운 시골풍경 향수에 젖어듭니다
밭에는 오이며 고구마순
그리고 수박넝쿨이
고개를 쳐들고
치렁치렁 하늘로 올라가려 합니다
몸뻬입고 호미들고 밭을 맬때
이마에 흙땀이
눈으로 흘러내리곤 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수박밭에는 달덩이만한 수박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무더운 백중날 한덩이 따다가
둠벙에 가서 풍덩 띄워 놨다가
주먹으로 깨서 먹었던
수박의 맛이 으뜸 이었지요
한여름 고추 밭에는
붉은 고추가
하나 둘 익어갑니다
항상 가을을 제일 먼저생각나게 하는 것은
붉은고추 였지요
고추를 널때는 꼭 장마가 드는 기간이여서
고추에 비를 맞지 않게 하려고
집집마다 어르신들
무던히들 고생을 하였지요
너무나 노랑 참외가
여름을 풍성하게 합니다
참외밭은 언제나
원두막을 생각나게 합니다
원두막에 누워서
여름밤 별자리를 찾아보고
또 별을 헤다가 까먹고 다시 헤다가
으레히 꿈나라로 빠져들었지요
앵두 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다는 노래도 있었는데
ㅋㅋㅋㅎㅎㅎ 요 웃음의비밀이...
마당옆 봉숭아꽃으로 손톱에 물도들였는데...
어릴적 시골집은
모두가 하나같이
칫간과 잿간이
항상 공존하고 있었지요
그시절에는 화학 비료가 없어서
언제나 유기농 농산물을 먹었었는데
이제는 귀하디 귀한
유기농 농산물이 되었지요
논뚝 밭뚝 지나고
옥수수밭 지나서
시골 초가 지붕 위에는
햐얀 조랑박이 주렁주엉 열려있고
우리집 옆집 또 그옆집에
조랑박이 주렁주렁 열였네
조랑박으로
옹달 샘물을 퍼 마시고 싶다
어린시절 우리들은
아침 저녁으로 우물가에 나와서
물통에 물을 깃습니다
물지게를 지고가는 모습이
너무너무 정겹게 보입니다
휘청휘청 넘어질것만 같아
애처롭게 보이지만
삶에 한 일과였기에
물지게를 졌지요
현정이도 요런물지게 져봤답니다...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각시방 영창에 달아 드릴까
동요 노래가 절로 나왔드랬지요
장난감이 별로 없던 시절에
우리들은 고드름을 가지고
많은 놀이도 했지요
아이스께끼 먹는흉내로 쭉쭉발아
먹던기억도 있네요...
아침이면
밤새 눈 오줌으로 찌른내가 진동하고
그 요강을 치우려면
오줌이 쭐렁쭐렁
방바닥에 쏟아 본적이 많았지요
방에 둔 오강이 밤새 짤럼거려
마루에다 내놓으면
새벽 찬공기에 얼기가 일쑤였지요
오줌이 넘치는 날에는
깜깜한 밤에 등잔불이나 촛불 들고
밖의 화장실로 오줌을 누러가면
삼촌들이
화장실에 도깨비 귀신이
나온다고 겁을주었지요
나는 오줌을 누고는
무서워서 으앙 소리를 지르며
쏜살같이 달려 방으로 들어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어릴적 추억이 지금은 그립습니다
한지 에 코스모스 잎을 수놓아 바른
문풍지 사이와 뚫어진 구멍 사이로
황소 바람이 들어오면 우리들은
서로가 이불 한 가운데 들어가 자려고
밤새 실랑이로 한밤을새웠지요
신발 벗어놓는 댓돌
댓돌밑을 토방이라 함
그리고 그밑이 마당이죠
토방 댓돌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깨끗한 흰 고무신이 있고
어머님은 일하다가 더러워진
흰고무신 두켤레와
검정고무신 한켤레를
깨끗이 닦아서 토방벽에 세워놓았고
흰 고무신 닦아오라시면 괴로웠던 적도...
어린시절 그 소박한 초가지붕 아래서
부모 형제들과 살아왔지요
지금은 콘크리트 빌딩숲
아니면 아파트에 살면서
늘~ 어린 추억을 그리워 하며
시골풍경의 향수에 젖어본답니다...
초가집 풍경은 바라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 지지요
나무와 황토로 지어진
시골 옴팡간 초가집
벽에는 도배대신
논흙 맥질 냄새가 풍기는
나의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동요노래 그 자체였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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