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용산전망대에서
( 일몰 )
- 선우미애 -
싸락싸락 몸 부비는 운명처럼
바다 갈대숲의 너른 꿈에 부풀어
들썩이는 어깨춤이 이토록 아름다웠노라고
내 젊음의 기억 곱게 싼 어스름에
소녀의 눈물 타고 흐르는 두 볼이
붉은 그리움의 바다가 되었노라고
지금 울고 있는 사람아
노을빛에 물들어 가는 사람아
산다는 건
망중한, 묵향처럼 피어오르는 질곡의 삶
솔가지 다듬어 한 잔 술에 내리고
층층이 마음 쌓인 벗과 함께
마술을 부리듯이 신비로운 바다에서
오늘의 해넘이를 바라보는 멋이라고
지금 그리운 사람아
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 더욱 그리운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