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동선에 맞는 집, WHAT A WOMAN WANTS
38년 동안 살았던 오래된 주택을 대대적으로 고치고자 마음먹은 것은 평생을 자신을 위해 살아온 아내를 위한 남편의 선물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남자를 위한 집이었던 주택은 여자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동선부터 공간 구성까지 아내이자 여자를 위한 집으로 완성되었다.
1
답답하게 있었던 벽을 트고 곳곳에 빈틈없이 수납을 해 거실이 훨씬 넓어졌다. 예전 집에는 유화 작업을 하는 안주인, 오순자 씨의 그림을 걸어둘 공간이 마땅치 않았는데 지금은 마치 그녀의 그림을 위해 존재하는 듯한 공간이 되었다. 오순자 씨가 직접 고른 크림색 소파와 그녀의 작품이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2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한 주방. 손님 초대가 잦은 클라이언트를 위해 다이닝 룸을 바라보며 요리할 수 있게 쇼룸 형태의 키친을 만들었고, 이곳에 서서 일직선으로 시선이 닿는 곳에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도록 창을 냈다. 탁 트인 시야를 위해 미닫이가 아닌 슬라이딩 창문을 단 것은 디자이너의 꼼꼼한 배려다.
1
워낙 오래된 집이라 벽을 트니 천장을 지지할 기둥이 부족했다. 내구성을 위해 집 전체에 총 7개의 기둥을 설치했다. 시공하고 보니 기둥이 거실과 다이닝 공간을 통하면서도 분리된 듯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외국 집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2
다이닝 공간과 쇼룸 키친, 세컨드 키친이 일직선으로 되어 있어 서로 소통하기 편하다. 식사할 때는 중간의 슬라이딩 문을 닫으면 공간이 깔끔해진다.
3
예전에는 수납공간이 전혀 없어 살림살이며 식재료가 나와 있었던 주방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조리대 앞 단을 살짝 올려 안이 보이지 않게 한 것도 안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
Kitchen & Dining Room
집 개조를 결심하게 한 이유 중 하나였던 다이닝 룸. 원래 이곳은 남편의 방이었는데 거실이 너무 좁아 보이는 탓에 거실과 연결된 벽을 터서 시야가 탁 트이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높은 층고는 이 집의 하이라이트. 기존의 라인을 따라 시공했더니 다이닝 공간에서 부엌을, 부엌에서 다이닝 공간을 바라볼 때 독특한 뷰가 탄생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안주인을 위해 쇼룸 형태의 주방 안쪽에 자유롭게 요리할 수 있는 세컨드 주방을 만들어 부족함 없이 넓은 공간을 할애했다.
Library Room
집의 중심에 있던 남편의 방은 기도방 옆 가장 안쪽으로 옮겼다. 서재 역시 자연을 바라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창을 냈고 책을 최대한 많이 수납할 수 있도록 책장을 크게 넣었다.
Prayer Room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부부를 위한 기도방 겸 다실. 자주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좌식으로 앉아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한식 스타일로 연출했다. 차분하고 안락한 공간으로 연출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톤을 낮췄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앤티크한 가구들과도 잘 어우러진다.
Living Room
현관으로 들어와 좌측으로 바라보는 뷰. 거실과 다이닝 룸, 그리고 안방까지 정원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했다. 정원이 주인공인 거실은 시원해 보이도록 큰 가구로는 소파만 구입했고 나머지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앤티크한 가구들로 믹스매치했다.
Rest Room
부부가 사는 집인 만큼 안방의 화장실 면적을 크게 잡아 화장대를 겸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사진의 거실 화장실은 샤워부스, 세면대만 딱 들어가는 콤팩트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Bed Room
침대 방향을 정원 쪽으로 두어 누웠을 때 시야가 시원해 보이도록 했다. 침대 뒤편에는 헤드 겸 책상을 제작해 아내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안주인 오순자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자 찾아오는 손님마다 부러움의 감탄사를 가장 많이 내뱉는 곳. 그녀는 이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정원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한다.
1
주방, 다이닝 공간에서 내다보는 창문 밖 풍경은 마치 그림이 걸려 있는 듯 아름답다. 식탁 옆에 걸려 있는 오순자 씨의 그림과도 비슷해 자연에 둘러싸인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2
옛날 집이라 현관이 매우 좁아 최대한 공간을 여유롭게 만들고, 앉아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벤치까지 설치했다.
3
이 집의 자랑인 너른 정원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집을 넘을 만큼 키 큰 나무들이 집의 세월을 알려준다.
누군가를 자기 사람이라 여기기까지는 많은 교류의 과정이 필요하지 않던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길연과 클라이언트 노부부가 만나 나눴던 시간은 단순히 집을 개조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서로가 깊게 교류하는 과정이었다.
특히 부모님과 비슷한 연배인 데다, 금슬 좋은 두 분의 모습과 성품에 반한 디자이너는 여느 때보다 더 신경 써서 공간을 구성했다. "사실 처음에는 '도배와 장판만 하고, 방 하나만 살짝 터서 거실을 넓게 해달라'는 단순한 주문을 하셨어요.
하지만 집에 들어선 순간 공간 확보, 여자를 위한 동선, 수납 등을 갖춘 집으로 드라마틱하게 변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확신이 들었죠." 개조 후의 모습만 보면 정말 노부부의 집인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자재 선택이며 구조가 신선한데, 이런 색다른 공간들은 아내를 위한 남편의 배려 덕분에 가능했다.
집 면적에 비해 큰 키친과 다이닝 공간은 물론이고 안방에 파티션을 세워 침대 헤드 겸 아내를 위한 책상 공간을 만든 것, 좌식생활을 하던 안방에 침대를 들이고 타일 바닥을 시공한 것 모두 아내의 선택에 대한 존중에서 탄생한 공간이었다.
물론 이런 과감한 제안에 집주인이 설득당한(?) 것은 디자이너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깊은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건축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없었는데, 이길연 실장을 만나고 집을 고치면서 고정관념이 깨졌죠.
디자인부터 공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이 진두지휘하며 꼼꼼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과정을 이끌어가는 것을 보고 '믿고 맡기자'라고 생각했어요."
한평생 열심히 살아온 노부부의 여생을 보낼 집이니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무엇보다 기본에도 최대한 신경 썼다. 부부의 오랜 고민이었던 단열을 위해 아낌없이 자재를 쓰고 주택에는 잘 하지 않는 온도 조절계까지 달았다.
배관 역시 바닥을 다 드러내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치했다. 개조 후 찾아오는 손님마다 "이런 집에서 하루만 살아봤으면!"이라 내뱉는 아낌없는 감탄과 칭찬을 들으며 노부부는 전에 없이 만족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넓어진 주방에서 행복하게 요리하고 새롭게 생긴 자기만의 공간에서 책을 읽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는 남편.
사랑스러운 부부와 여자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디자이너가 만나 완성한 이 집은 아내는 물론 남편에게도 앞으로 남은 인생 동안 매일매일 선물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해줄 듯했다.
'리폼,홈데코 > -홈인테리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방 인테리어 (0) | 2013.11.15 |
---|---|
<갖고 싶은 집 꾸미고 싶은 집> (0) | 2013.11.09 |
우리 집도 호텔처럼 카페처럼 (0) | 2013.10.29 |
유러피안 스타일 인테리어 (0) | 2013.10.20 |
모던 욕실 (0) | 2013.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