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콩 꽃 (1)
한라 비양도 펄랑못 좀녀콩
곱디고운 쪽빛 바닷물도 못본채
이미 뱃속에서 떠나보낸 명색(名色)
푸른 파돗소리 들으려는 듯
이제사 뒤늦게 귀쫑긋 일어났는데
콩꼬투리 안에 영글었던 세상의 꿈
뱃속에서 발길질하던 배냇 아이의
한 맺힌 슬픈 노랫소리
태몽마져 지우고 물질나선 길목에
탯줄인양 휘감겨 오는 회한이여!
ㅡ 피임약이 없었던 시절 해녀들의 임신중절로 사용된 콩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