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레 지 엘 레 지 (2) 아침마다 이슬로 씻지 않아도 언제나 순결하고 거룩한 얼굴 자기 몸보다 더 크게 입을 벌려 하늘을 통채로 삼켜버리는 그대 그는 나를 부르면서도 나는 그를 부르면서도 가까워질까 두려워 하는 마음 우리가 하나가 되어본 적이 없어서 하늘보다 더 밝은 얼굴을 하고 있는가...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3.14
엘 레 지 엘 레 지 (1) 남의 말에 솔깃 귀 기울이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길이라는데 두 귀를 온통 쫑긋 뽑아 올려봐요 쓸개 따윈 없어도 돼요 바람꽃이 이때 쯤이면 봄바람과 함께 피어난다기에 오늘도 나는 그 바람결에 두 귀를 활짝 열고 있어요.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3.12
산수유와 동박새 산수유와 동박새 또르륵 또르륵 산사 목탁소리처럼 봄을 쪼아 먹는 그대 꼬리별이 떨어지는 신새벽부터 차거운 바람 불어오는 신새벽부터 봄꽃을 잘도 찾아내는 그대 가까이 다가서면 반가운듯이 함께 노래하자고 눈짓을 보내네 산수유 열매 흘깃흘깃 입맛다시면서도 아무런 관심이 없..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3.11
생강나무 생강나무 (1) 매마른 나뭇가지에 죽은 척 숨어있던 나비 한마리 노오란 날개 활짝 펴기 위해 이리저리 한참동안 꼼지락 대더니 봄햇살 쪽으로 살을 찢고 엉금엉금 기어나오네 오랜 시간 숨고르며 바둥대다가 새 향기 울컥울컥 토해 놓더니 한겨울 고이 숨겨두었던 봄처녀 이야기 꺼내들..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