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나무 박쥐나무 꽃 나뭇잎 그늘 아래 태양을 등지고 하심(下心)을 기르기 위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어느덧 물구나무를 섭니다 나뭇잎이 박쥐같다고 꽃술이 박쥐처럼 매달려 있다고 팔각풍(八角楓)이니 남방잎이니 분별의 눈으로 떠들어 대지만 이름은 다만 이름일 뿐인 것을.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17
물 양귀비 물 양귀비 진흙뻘 시궁창에 이전투구(泥田鬪狗)로 뒹굴어도 조금도 때묻지 않는 천진무구(天眞無垢) 보일듯 말듯 소리없이 지어내는 노오란 미소 햇살받아 더 깨끗해 가까이 다가갔는데 뽀송뽀송 윤기 자르르 저 소슬한 표정은 어디서 오는가.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16
글로리오사 글로리오사 (2) 제 흥에 겨워 제 멋대로 피었다가 제멋대로 화들화들 지는 꽃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피었다가 변함없는 몸가짐으로 두고두고 지지 않는 꽃 봄이 가도 가을이 와도 떠날 줄 모르는 꽃 비에 젖지 않아도 돌돌말이처럼 또르르 말리는 꽃.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14
글로리오사 글로리오사 (1) 보면 볼수록 신기한 것은 내가 아니라 당신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꽃이 없다고 흔들리지 않으면 꽃이 아니라고 시끌시끌 봄바람처럼 떠들어대지만 정녕 가는 바람에도 곧잘 흔들리는 것은 화사한 봄꽃이 아니라 꽃꺾기를 좋아하는 당신의 마음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11
털 이 슬 털 이 슬 내 마음을 내가 꼭 붙잡고 있듯이 풀잎은 이슬을 꼭 붙잡고 있습니다 이슬은 풀잎에 맺혀 있는 것이 아니라 풀잎이 이슬을 온힘을 다해 붙잡고 있습니다 아침 햇살이 찾아와 이슬을 데려 갈 때까지.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10
찔 레 꽃 찔 레 꽃 화려함보다 순수하게 순수함보다 진실하게 꾸밈없이 살고 싶다고 굳은 맹세처럼 그렇게 살아왔네 어느날부터 새로운 삶을 살아왔다고 어느날부터 새로운 사랑을 만났다고 하늘 높고 푸르른 새로운 날을 택해 나들이 하듯 여기저기 죽순처럼 일어나 무언(無言)으로 하얗게하얗..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09
꽃 창 포 꽃 창 포 우아한 모습 여인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기대만큼 곱고 아름다운 꽃 꽃이 피기 시작하여 끊임없이 변모하는 꽃 좋은 사람에게 풍겨오는 향내처럼 은은하고 향긋한 내음 슬쩍슬쩍 이따금씩 보아서는 안될 금단의 노오란 속곳도 보여주는 꽃.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09
엉겅퀴 엉 겅 퀴 그냥 예쁜 꽃만 보렵니다 그냥 고운 모습만 보렵니다 무섭고 두려운 것은 싫어요 밝고 아름다운 것이 좋아요 싫고 좋은 것의 구별이란 잘못된 나의 분별심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가슴 속까지 찔러될 것같은 저 두려운 표정은 너무 싫어요 저 무서운 표정은 너무 싫어요.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07
산사나무꽃 ㅡ 하얀 산사나무 꽃 ㅡ 산사나무 꽃 꽃향기 가슴에 품은 5월 마음껏 부풀어 오르는 5월 바라만 봐도 즐거운 산천초목 산에서부터 서서히 일어서는 아침 붉은 해가 떠오를 때 그때 비로소 희고 붉게 피어오르는 우산처럼 둥글게 피어오르는 꽃차례 산에 올라 하얗게 벌 나비 부르며 산사..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07
등나무 꽃 등나무 꽃 닿은 대로 잡히는대로 딛고 올라서려는 끈질긴 의지 완벽한 인내의 힘살을 뻗어 섬섬옥수 수놓듯 빈틈없이 짜낸 하늘 가린 지붕아래 주렁주렁 매달려 늘어진 보랏빛 송이송이 꽃 여름 맞을 준비 한창인 꽃 오라, 갈등 심한 세상 사람들이여! 사랑의 결함 사랑의 갈등 씻으러. 아름다운 자연/-시가있는꽃 2014.06.06